기후목표 추진으로 인한 에너지난 → 글로벌 공급망 여파
전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수급 불안이 야기되고 있다.
이번 에너지 위기의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탈탄소 정책에 의한 '그린플레이션'(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지적하고 있다.
EU '그린딜' 및 'Fit for 55'로 기후목표 달성 및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던 유럽에서는 일부 후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유럽의회는 교통수단과 난방에까지 탄소세를 부과하는 지난 7월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절충안을 내놨다.
[유럽]
최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배나 올랐다.
이 여파로 9월 들어 영국의 가스·전력 소매업자들이 줄도산했고, 비료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공장 조업이 중지됐다.
프랑스 정부는 7~8월부터 급등한 가정용 전기료에 대해 9월 580만 가구에 100유로(약 13만7천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히는 등 각국이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각국이 탈탄소 정책을 추진하며 발전소용 연료를 온난화 가스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로 바꾼 것”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늘려달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가격 급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EU 기후정책 추진의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
[아시아]
중국에서도 9월 하순 일부 지역에서 전기공급이 끊기며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전력난은 중국 남동부 공업벨트인 광둥(廣東)·장쑤(江蘇)·저장(浙江)성을 강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의식해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가 정한 탄소 배출 목표에 따라 지방정부들이 에너지 소비 규제를 강화한데다, 발전용 석탄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중국 내 전력 수급에 구멍이 나고 말았다.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를 보면, 올 1~8월 전력 소비량은 전년보다 14% 늘어났지만, 석탄 생산은 4% 증가에 그쳤다. 수입으로 석탄 수요를 채워야하는 상황인데, 주요 석탄 수출국인 호주와 관계가 악화되어 전력난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뒤 중국의 제조업이 전력난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반도체를 비롯해 철강 등으로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전력난은 중국 남동부 공업벨트인 광둥(廣東)·장쑤(江蘇)·저장(浙江)성을 강타했다. 이 지역은 중국의 제조업 기지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제조업 기지다. 이들 지역엔 대만의 반도체 업체가 대거 진출해 있다. 특히 대만에서 가까운 장쑤성에 밀집해 있다. 장쑤성 쿤산(崑山)시에만 10여개의 기업이 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애플·테슬라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 업체들의 조업이 중단되며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대만 반도체 기업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테슬라 같은 빅테크, 폴크스바겐·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중국발 전력 부족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내 제조공장이 있는 대만기업]
*CWTC: 차량용 반도체 회사인 네덜란드 NXP와 독일 인피니온 등에 제품을 공급
*이성정밀(ESON): 대만의 폭스콘 계열사로 애플과 테슬라에 핵심 부품을 공급
*유니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애플 공급사
*TTE(同致電子): 포드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기 장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을 공급
반도체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 제조업체도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성도 선양에 있는 오리온 생산 공장은 당국의 통보를 받고 전날부터 오는 30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장쑤성에 있는 포스코 스테인리스 생산 공장도 전력 문제로 일시 가동을 중단했다.
→ 전력난에 의한 중국발 공급 부족 영향으로 세계 공급망과 세계 시장에 악영향이 예상
이번 사태는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 가격 정보를 보면 1일 현재 전력용 연료탄은 전년 대비 125.5%(1t당 206.3달러), 액화천연가스의 한국 수입가는 68.4%(1t당 534.6달러) 올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데다 중화학공업 중심의 구조라 원자재 의존도와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다른 나라보다 더 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우리나라는 높은 에너지 해외 의존도로 인해 에너지·자원 가격 상승 및 수급 불균형 등 세계적인 에너지 시장 변화에 매우 취약
출처: '전세계 덮친 ‘에너지난’ 유럽, 친환경 후퇴 우려'(한겨레), '중국 공업벨트 강타한 전력난, 애플·테슬라가 더 속탄다'(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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